
아침마다 자주 쓰는 커다란 유리컵이 하나 있다. 400ml 남짓 들어가는 크기로, 프랜차이즈 카페의 그란데 사이즈 정도 되는 용량이다. 처음에는 우유만 듬뿍 넣었다가 싱거운 커피를 마시곤 했는데,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400ml 용량에는 에스프레소 투샷이 들어가야 고소한 맛이 살아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이스 카페라떼를 만들 때는 얼음이 녹을 것을 고려해 우유 양을 따뜻한 라떼보다 조금 적게 잡는다. 에스프레소 2샷(약 50~60ml)에 우유 180~200ml, 각얼음은 컵의 80% 정도 채운다. 원두는 산미가 적고 묵직한 다크 로스팅을 선택해야 우유에 맛이 묻히지 않는다. 에스프레소 머신이 없다면 인스턴트 커피 2~3봉에 따뜻한 물 40ml를 넣어 진하게 녹이거나, 강도가 높은 커피 캡슐 2개를 내려 활용해도 된다.

컵에 얼음과 우유를 먼저 채운 뒤, 에스프레소를 얼음 위로 천천히 떨어뜨리거나 숟가락 등쪽을 대고 흘려보내면 짙은 커피 층이 우유 위로 부드럽게 퍼지며 그라데이션이 생긴다. 차가운 음료의 결이 번져가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는 일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따뜻한 라떼는 우유 온도가 맛을 좌우한다. 400ml 컵 기준으로 에스프레소 2샷에 데운 우유 300~320ml 정도가 필요한데, 전자레인지로 60~65도 안팎을 맞춰주는 게 가장 달콤하다. 70도가 넘어가면 우유 단백질이 변성되어 비린내가 생기기 쉽다. 미니 전동 거품기를 우유 표면 바로 아래에 대고 15초 정도 공기를 주입하면 부드러운 밀크 폼을 만들 수 있다. 일반 우유 대신 귀리 우유나 락토프리 우유를 사용하면 고소함이 한층 깊어진다.
조용히 잔을 채우고 온도를 느끼며 커피를 마시는 시간은 하루를 시작하는 차분한 루틴이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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